TV 프로그램


한 케이블 방송을 통해 슈퍼스타K가 인기리에 시즌 2까지 마쳤습니다.

케이블로서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이루어 내었으며 TOP10에 든 도전자들은 현재  음악챠트 상위랭킹을 휩쓸며
슈스케 신드롬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아류작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사람들도  슈퍼스타K의 도전자들의 진지하고 진심어린 태도와 심사위원들의 성의있는 심사과정 공개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하나의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잘 잡았습니다.
심사위원의 자질에 관한 논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이승철씨의 무게감있고 타당성이 있는 독설이나 윤종신의 날카로운 지적들이 많은 공감을이끌어 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공중파인 MBC에서 꼭 슈퍼스타K와 닮은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습니다.
슈퍼스타K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멘토라는 새로운 형식을 부여하였는데 슈스케의 다양한 심사위원들 보다 막강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이 멘토의 자질은 더욱 논란이 되고 있으며 게다가 멘토들 간의 경쟁을 기본 구도로 하여 실제 오디션에 참가한 도전자들의 실력보다 멘토들의 영향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도 심히 걱정스럽다는 말이 많습니다.

이런 우려들 속에 이번주 위대한 탄생 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오디션이 열린다는 예고 후에 오늘 첫 오디션으로 일본에서의 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오디션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3인의 멘토들은 걱정했던대로
마치 애초부터 역할을 배정받고 온 연예인이라는 느낌을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윤종신의 냉철한 평가와 독설을 대적 하기 위해 준비된 인물인 듯 했고 신승훈은 이승철을 김윤아는 엄정화를 재연한 결과만을 내놓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기대했던 신승훈씨..
심사도중 자신의 팬을 만나 심사에서 빠지겠다는 프로 답지 못한 모습은 참으로 절망적이었습니다.

슈스케 당시 심사위원의 심사평에 대한 관심이 높았었습니다.
그를 의식한듯 이미 심사위원의 독설 등에 포커스가 많이 가있는 만큼 위대한 탄생의 중심은 참가자들에게 맞춰져있는 것이 아니라 예측적인 충격과 계획적인 반전이 얼마나 잘 그려질지를 기대(?)하게 하고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전자 한사람 한사람의 떨림과 숨막히는 긴장감, 나도 모르게 처음본 누군가를 응원하고 함께 가슴졸이던
순수한 오디션으로 각본없는 드라마같은 진정한 휴머니즘을 이끌어내기에는 슈스케의 아성이 너무 무거웠던 걸까요..
모든게 너무 대중화된 오디션 드라마에서 감동을 위한 마지막 반전 카드 '원석'에 목숨거는 심사도 그런 이유일까요.


노래부르는 창법이 모창 같다거나 혹은 다른 가수들의 기교를 너무 많이 담고 있다며 탈락시킨 수많은 후보자들을 보며 노래를 처음 배우고 연습할때는 누구나 다른사람이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고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 나름이며 다른사람의 노래색깔을 공부하고 따라 하면서 자기 색을 찾아가는 것이 순서이거늘 전혀 색다른 자기만의 목소리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지 심사 기준 조차 저로서는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노래를 전혀 공부하지 않았거나 혹은 너무 프로여서 자기 목소리를 이미 가진 사람이라면 과연 그런 사람이 위대한 탄생이 원하는 원석이 될 수 있는걸까요??

슈스케 심사 과정에서도 자신만의 목소리, 혹은 다른 가수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강조하였으나 결국 우승은 가장 기성가수 같이 노래를 부르는 허각에게 돌아갔습니다.
결국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목소리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감정 전달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린 것이고 다른 목소리를 많이 듣고 따라하고 연습 하다보면 자신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래야 전달도 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그저 일반적인 생각이 듭니다.

오디션의 첫번째 도전 미션은 우리나라 노래 부르기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세계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자처하는 위대한 탄생이 발음조차 쉽지 않은 우리나라 노래를 굳이 부르라고 했다면, 아마 우리 나라 활동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겠죠?
그렇다하더라도 그런 미션을 통과한 도전자들에게는 최소한 재심사에서 만큼은 그들의 더 깊은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가장 자신있는 노래를 부르게 한다던가 깊이있는 미션으로 그들의 기량을 충분히 점검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통과자가 등장했다고 CG까지 그려대며 열광하던 그들의 의미없는 선별과정도 얼마나 위대한 탄생이 성의없이 준비된 진행인지, 분위기 타기에 마음이 급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40팀 가량 되는 본심사에서 딱 3팀만을 뽑게 된다면 미리 맘에 드는 몇 팀을 선발한 후 재심사가 있을 거라고 후보자들에게 알렸어야 했는데, 뽑다보니 중반부터 3팀이 다 나와버렸고 부랴부랴 긴급상황이라고 돌발 회의를 하고 그제서야 재심사를 생각하는 모습이 급박하기보다 민망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1차 통과 후 자기들 끼리 상의해서 다시 어떠한 미션도 없이 2차 발표를 할거였다면 애초에 바로바로 탈락자를 선발하지 말고 채점을 한 후 의견을 모아 최종 2팀, 혹은 3팀을 발표하는 형식이었어야지 옳은것은 아니었는지..
그런 진행 방식조차도 논의 하지 않았던걸까요?
과감하게 일치되지 않은 통과는 주지않겠다며 티켓한장을 포기하는 충격적인 엄중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장난하냐'라고 해버렸네요..

자꾸 굳이 비교하려 하지 않아도 편집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도 슈스케와 너무도 똑같은 설정이었고 그 편집이나 진행의 매끄러움은 모두 슈스케보다 못함에 내내 실망하였습니다.
아예 공중파 슈스케라고 슈스케를 따라하였음을 인정하고 슈스케보다 스케일이 크게 갔다면 어차피 이런 류의 프로그램이 대세이며 슈스케 역시 아메리칸아이돌을 그 모티브로 하였던 만큼, 그대로 슈스케의 확장판으로도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슈가 되지 않았을까..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단지 상금만 더 크게 하고 상품만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고
더 인지도있는 심사위원을 내세우려 하며 케이블이 아닌 공중파 위력을  한 수 보여주려는 아주 위선적인 태도가 씁슬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더 좋은 원석, 더 좋은 가수를 개발하려는 노력에 충실하기 보다는 보여주기만을
위한 방송으로 일관하는 듯 했구요.
당사자분들께는 죄송한 얘기지만 그들의 사연과 눈물짓는 것 하나하나가 슈스케의 재연 드라마를 보는 듯 식상하기까지 하였으며 초반부터 설정이 과하다는 생각이들만큼 인위적으로 다가온것도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슈스케의 탈락자들 각자의 애틋한 사연과 그들의 노력, 갈등을 지켜보며 누군가에게 지금도 기억되고 응원을 받는...
위대한 탄생의 도전자들 역시 우승이 아니더라도 그런 의미있는 탈락을 기대하진 않았을까요.

케이블 오디션 우승자로서  공중파에 섭외되는 것 조차 힘들만큼의 불이익을 받았다던 슈수케의 첫번째 주인공 서인국..
어느덧 슈스케가 공중파를 흔들만큼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성장하였고,
슈스케 두번째 주인공들이 지금은 음원차트 뿐 아니라 각종 cf까지 휩쓸고 있는, 아니 아홉시 뉴스에까지 대두되는 이례적인 상황,  평범한 우승자 허각만큼이나 모든게 드라마틱한 현실이었습니다.
결국 위대한 탄생이 mbc의 질투로 끝나버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