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는 외박중

장근석과 문근영 주연의 "매리는 외박중"이 벌써 7회가 방송되었습니다.
오늘자 인터넷 기사에 보니 문근영의 지나치게 귀여운 연기가 김효진이나 김재욱의 시크함에 비해 너무 가벼워 보여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허나 제 생각에는 오히려 문근영의 귀여움과 따뜻함이 김효진과 대비가 되어서 드라마 속의 무결이와 정인이의 마음을 녹이는 가장 큰 무기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라마속의 매리는 같은 여자인 제가 봐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보호해주고 싶은 딱 매리 그 자체인걸요...
만약 매리가 지금과 달리 어른스럽고 자상한 캐릭터 만으로 연기되었다면 무결이가 엄마 같은 따뜻함은 좀 더 느꼈을지 몰라도 여자로서의 매력은 크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오히려 엄마같이 따뜻하고 자기를 잘 챙겨주지만 또 아이같이 귀엽고 순수한 매리의 매력에 두 남자 모두 빠져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무결이 역의 장근석의 매력도 만점입니다.

비쥬얼 자체가 워낙 순정만화의 주인공인데다 상처받은 모습, 무덤덤해 보이지만 매리에 대한 감정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등을 잘 연기해 주고 있으며 매리와 무결이가 함께 있는 씬 하나하나 마다 둘이 너무 잘 어울려서 보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그러나.. 장근석도 문근영도 또 김재욱과 김효진 마저도 모두 자기 역할을 잘 해내고 있으나 드라마 자체는 크게 재미있지가 않아 너무 슬픕니다.

작년 장근석이 연기했던 "미남이시네요"는 처음에 크게 홍보를 하지도 못했으나 재밌다는 입소문으로 시청률도 연일 상승하고 매니아 층도 많이 생기고 심지어 해외에 많이 수출되어 장근석을 한류스타의 중심에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두 드라마 모두 만화같은 비현실적인 설정이고 장근석이 뮤지션의 역할이며, 중심 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두 주연들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매리는 외박중"은 "미남이시네요"만큼의 화제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남이시네요"는 까칠한 황태경과 순진한 고미남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심리적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한회 한회 에피소드 마다 보는 사람들이 애가 탈 만큼 잘 묘사하였고 긴장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매리는 외박중"은 시작부터 원작에 대한 우려도 많았고 연출에 있어서도 긴장감도 전혀 없고 매리나 정인이의 아빠의 등장도 뜬금없을 때가 많으며 억지로 서로를 붙였다 떼어놓았다 하는 식의 다소 지루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며 눈만 즐거운 드라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6회 마지막에 무결이의 폭풍 질투 씬에서 7회를 무지하게 기대하였으나 둘의 애잔한 눈물의 계약 파기 씬 뒤에 갑작스러운 두 아빠의 등장과 대책없는 매리의 거짓결혼 고백에 이어 예고에 이어지는 정인이와의 결혼준비가 너무나 당위성 없이 억지로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매리는 분명 자기 생각이 분명한 캐릭터이고 비록 계약결혼이라는 좀 이상한 상황이 만들어져버렸지만 그래도 매리의 의지에 의해 끌어가려던 전개가 갑작스럽게 전혀 매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매리는 그냥 끌려들어가버리는 상황연출이 아쉽습니다.
물론 무결이와의 사랑을 깨닫고 무결이에게 돌아가던가 아님 혹시 정인이를 정말 사랑하게 되어 버려서 결혼을 하게 되던가 결론은 그렇게 나겠지만 드라마는 결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에게 시청자가 분명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매리의 사랑스러움에는 반했지만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가 너무 듬성듬성 이가 빠진 듯 하고 또 긴장감이 너무 없어 안타깝습니다.


"시크릿 가든"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나 하지원이 연기만 잘해서 그 드라마가 대박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둘이 함께하는 장면에서의 묘한 긴장감.. 특히 탈의실에 같이 있을 때 시청자들은 모두 숨을 죽였으며 윗몸일으키기 장면에서도 헉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그리고 길라임과 김주원이 서로 끌리게 되는 점, 둘이 만남을 이어가는 부분들이 이해할 수 있고 보는 내내 짜릿하고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허나 매리는... 물론 앞으로는 더 재미있어 지리라 많이 아주 많이 기대는 하고 있지만... 정말 몇장면을 빼고는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산만하게 느껴집니다.
훌륭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만큼 그 배우들이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신선한 드라마가 되었으면 하고 "매리는 외박중"을 사랑하는 애청자로서 진심으로 바랍니다.